흔히 '풍치'라고 불리는 잇몸병은 충치와 더불어 치아를 잃게 만드는 가장 주된 원인입니다.

우리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가 세균과 섞이면 끈적한 막인 '치태(플라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돌처럼 단단하게 굳으면 '치석'이 됩니다. 이 세균 덩어리들이 독소를 내뿜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단계(치은염)를 지나, 심해지면 잇몸뼈(치조골)까지 녹여 치아 뿌리를 위협하는 단계(치주염)로 발전하게 됩니다.

1. 잇몸병의 특징과 위험성

증상: 침묵의 병

잇몸병은 '침묵의 병'이라 불릴 만큼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습니다. 주로 중년 이후에 증상이 두드러지는데, 치아가 시리거나 붓고,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어 치과를 찾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겉보기에 멀쩡한 치아라도 잇몸뼈가 녹아 지탱할 힘이 없으면 결국 발치해야 하며, 특정 치아뿐만 아니라 주변 치아까지 동시에 잃을 수 있어 위험합니다.

위험성: 전신 건강의 적신호

잇몸병은 입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잇몸의 만성 염증은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갑니다. 이는 혈관을 손상시켜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또한 당뇨병과도 밀접한 악순환 관계에 있어, 당뇨를 악화시키고 치료를 어렵게 만듭니다.

2. 예방: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입니다

한번 내려간 잇몸과 녹아버린 잇몸뼈는 다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올바른 칫솔질: 잇몸과 치아 경계 부위를 꼼꼼히 닦아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보조 용품 사용: 칫솔이 닿지 않는 치아 사이는 치실과 치간칫솔로 반드시 관리해야 합니다.
  • 정기적인 스케일링: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는 단단한 치석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 주의: 시중의 잇몸약은 일시적인 진통 및 소염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원인인 치석을 제거하지 못하므로 치료제가 될 수 없습니다.

3. 단계별 잇몸치료 방법

잇몸 치료의 핵심은 염증의 원인인 치석과 세균을 물리적으로 깨끗이 제거하는 것입니다. 잇몸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치료를 진행합니다.

1단계: 스케일링 (치석 제거술)

잇몸선 위의 치아 표면에 붙은 눈에 보이는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가장 기초적인 치료입니다. 잇몸 염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 효과적이며, 정기적인 관리의 기본입니다. (만 19세 이상 연 1회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치은연하소파술 (깊은 잇몸치료)

스케일링 후에도 염증이 남아있거나 치석이 잇몸 깊숙이(치아 뿌리 쪽으로) 파고든 경우 진행합니다. 국소 마취 후, '큐렛'이라는 전문 기구를 이용해 잇몸 안쪽의 치석과 염증 조직을 긁어내는 시술입니다. 보통 구강을 나누어 2~3회에 걸쳐 진행하며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 참고: 치료 후 잇몸 붓기가 빠지면서 치아 사이가 벌어져 보이거나 일시적으로 시릴 수 있으나, 이는 염증이 가라앉고 잇몸이 건강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3단계: 치근면활택술 (치아 뿌리 다듬기)

치아 뿌리 표면이 염증과 독소로 인해 거칠게 변질된 경우 시행합니다. 변질된 뿌리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 세균이 다시 쉽게 달라붙지 못하게 하고, 잇몸이 치아에 다시 잘 밀착되도록 돕는 치료입니다.

4단계: 치주수술 (잇몸 수술)

위의 비수술적 치료들로도 해결되지 않을 만큼 잇몸뼈 파괴가 심각한 경우, 잇몸을 절개하여 깊은 곳의 염증을 제거하거나 녹아내린 잇몸뼈를 재건하는 수술(골이식술, 조직재생술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자연치아,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합니다.

임플란트 기술이 발전했지만, 자연치아의 기능과 장점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약간의 불편함(출혈, 부기, 시림)이라도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초기 잇몸치료는 비용 부담도 적고 통증도 덜하며, 무엇보다 소중한 내 치아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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